영화/판타지 SF
아쿠아맨과 로스트킹덤(Aquaman and the Lost Kingdom) 스포일러 및 후기
by 쑤돌
2024. 2. 20.
친구가 CGV에서 오천원에 보여준 영화. 요즘 영화값이 너무 올라서 넷플릭스나 티빙에 들어오는 거 아니면 영화관 갈 일이 잘 없는데 친구 덕분에 보러 갔다 왔다. 고마워요 브이아이피맨!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아틀란티스 왕국을 이끌 왕의 자리에 오른 ‘아쿠아맨’. 그 앞에 ‘블랙 만타’가 세상을 뒤흔들 강력한 지배 아이템 ‘블랙 트라이던트’를 손에 넣게 된다. 그동안 겪지 못 했던 최악의 위협 속 ‘아쿠아맨’은 ‘블랙 만타’와 손을 잡았던 이부 동생 ‘옴’ 없이는 절대적 힘이 부족한 상황. 바다를 지배할 슈퍼 히어로가 세상의 판도를 바꾼다!
사실 1편을 본지 가물가물해서 메라와 아서 사이에 둘이 썸이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 나는 상태였는데 초반부에 둘 사이의 아기가 등장해서 깜짝 놀랬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할 거 다 하고 살림을 차렸구나 그랬구나
사실 대놓고 그럴 낌새가 있었던 것 같지만요
메라와 아서 아서 주니어(둘 사이 아기의 이름임) 외국은 신기하게 자기 이름 뒤에 주니어를 붙이는 게 흔한 거 같더라 나 같으면 우리 엄마 이름 뒤에 주니어 붙인 게 내 이름이다? 나중에 개명을 신청할 것 같은데 저 나라는 잘만 쓰나봄)만 나오는 게 아니라 아서네 부모님도 같이 나와서 대가족의 모습이라서 참 보기가 좋았다.
아서의 성격상 왕노릇은 못할 거 같더라니 정말 적응 못하고 회의 도중에 조는 모습이 아주 캐해에 잘 맞고 그냥 메라가 왕을 하고 아서는 근위대장 같은 거 하면 안 되나 싶을 정도로 성향에 안 맞아 보였음.. 왕족이라도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기란 어려운 법이지
영화 전체를 꿰뚫는 요소는 지구 온난화인듯하다.
빙하가 녹는 연출 보자마자 아 뒤로 갈수록 지구 온난화 가지고 뭔 얘기를 하겠구나 했더니 오리할콘 이라는 광물이 등장하고 그 놈을 용광로에 넣고 돌리면 해수면 상승 온도 상승 등등의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아예 거대화 된 메뚜기나 식충식물들 등장하는 걸 보고 폴아웃이 생각났지 뭐에요
바퀴벌레 먹을 때 관객들 반응이 소리 지르고 난리났는데 그걸 노린 듯했음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동생 놀려 먹는 건 만국 공통인 듯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
친족을 잃은 인간의 분노는 무섭다. 오로지 죽은 아빠의 복수를 위해 지구야 어떻게 되든간에 갈갈이 해버리겠다는 그 의지가 너무 무서웠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여서 하나 밖에 없는 가족인지 모르겠지만 악역놈이 아빠랑 동업하던 해적 용병 같은 존재였는데 아쿠아맨한테 무참히 살해(전지적 금마 시점) 당했으니 눈이 돌아버려서 악마와 계약하여 힘을 얻을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음.
지구 온난화를 이야기 하는데 아무래도 고대 해저 도시 아틀란티스가 배경이다 보니까 그 악마의 형상은 SF적이지 않고 반지의 제왕에서 찬조 출연한 듯한 행색의 최종보스여서 좀 안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네요
물이 없으면 못 사는 설정은 아닌 거 같았는데 사막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삐쩍 말라버린 옴이 물에 닿자 마자 도로 몸매를 되찾는 연출을 보고 나도 저 감옥에 며칠만 갇혀 있으면 저렇게 개말라가 될 수 있나 조금 부럽기도..
사실 다른 건 더 이상 기억나는 게 없고 인간 세상에 올라와서 치즈버거 안에 바퀴벌레 넣어 먹는 옴이 제일 인상 깊었음
본인들도 토르와 로키 같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었는지 알아서 옴더러 로키라고 부르는 게 약간 3차원의 벽을 넘어버린 느낌이어서 기묘했다.
가족적인 영화라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쿠아맨 1편도 평 안 좋다는 얘기 있었을 때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갔던 사람 나야 나
무엇보다 아서 캐릭터 자체가 좋네요. 토르랑 캐릭터 결은 비슷해 보이는데 어딘가 다른 좀 더 단순하고 막 나가는 느낌을 좋아합니다. 일종의 날 것 같은 느낌도 있고... 아무튼 재밌었습니다